<미드나잇인파리> 파리에서 떠나는 현재로의 시간여행 (스포有)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
언제나 미래를 향해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좋은 기억으로든, 나쁜 기억으로든 모두 한 번쯤은 시간을 되돌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나에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단 한번 생긴다면,
나는 행복하기 위해 그 기회를 기꺼이 사용할 것이다.
아름다운 파리, 낭만적인 노래, 마법같은 시간여행..
많은 것들이 이 영화를 반짝거리게 하지만,
내게 있어 이 영화를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좋아하는 것' 이 되겠다.
"파리가 있는데 다른 곳에서 살겠다는 건
나로선 이해가 안간다.
말로만 듣던 순간의 마법이 내게 일어났다."
확신에 가득 차서 내 에너지를 모두 불태우는 사랑이라 하기엔 너무 강하고
통 관심없이 억지로 함께하기엔 너무 초라한, 그 중간 어딘가의 '좋아하는 것'.
주인공이 이유 없이 파리가 좋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러 매일 밤 과거의 파리로 떠났고,
그저 좋아서 파리에 머물기로 마음먹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던 것 처럼 말이다.
"당신은 어떤 것을 좋아하세요?"
영화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우리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또 인생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화는 어떤 평가도 하지 않는다.
멋진 예술가들 사이에서 사랑을 갈등해도 개의치 않고,
내가 마음에 드는 시간대로 가던, 원래의 내 시간대로 돌아가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인물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끌리는데로, 내가 좋아하는대로 흘러가도록 둔다.
그리곤 말한다. 마법같은 시간여행은 우리가 좋아하는 곳에 있을 때 이뤄진다고.
나아가 그곳이 바로 '현재' 라고 말이다.
어쩌면 시공간 자체의 특별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행복했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내가 좋아했던 장소, 괴로웠던 곳..
그 시간이, 그 공간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 일어났기에 그곳을, 또는 그때를 특별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뿐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자.
죽기야 하겠나. 싫어지면 돌아오면 된다.
큰 일이 아니라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가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좀 젖어도 된다.
그것이야말로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마법같은 시간여행일 것이다.
비가 오는 아름다운 자정의 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