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쓰의 영화 리뷰/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

<미드나잇인파리> 파리에서 떠나는 현재로의 시간여행 (스포有)

인쓰인쓰 2020. 10. 7. 21:34

미드나잇인파리 (Midnight In Paris), 2011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

언제나 미래를 향해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좋은 기억으로든, 나쁜 기억으로든 모두 한 번쯤은 시간을 되돌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나에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단 한번 생긴다면,

나는 행복하기 위해 그 기회를 기꺼이 사용할 것이다.

 

 

아름다운 파리를 담은 애정어린 인트로

 

아름다운 파리, 낭만적인 노래, 마법같은 시간여행..

많은 것들이 이 영화를 반짝거리게 하지만, 

내게 있어 이 영화를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좋아하는 것' 이 되겠다.

 

 

"파리가 있는데 다른 곳에서 살겠다는 건

나로선 이해가 안간다.

말로만 듣던 순간의 마법이 내게 일어났다."

 

 

주인공에게 현재의 시간은 너무도 지루하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확신에 가득 차서 내 에너지를 모두 불태우는 사랑이라 하기엔 너무 강하고

통 관심없이 억지로 함께하기엔 너무 초라한, 그 중간 어딘가의 '좋아하는 것'.

주인공이 이유 없이 파리가 좋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러 매일 밤 과거의 파리로 떠났고,

그저 좋아서 파리에 머물기로 마음먹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던 것 처럼 말이다.

 

 

약혼녀의 가족에게 주인공은 관심 밖이다
약혼녀지만 서로 좋아하는 것도 너무 다르다

 

"당신은 어떤 것을 좋아하세요?"

 

 

 영화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우리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또 인생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화는 어떤 평가도 하지 않는다.

멋진 예술가들 사이에서 사랑을 갈등해도 개의치 않고,

내가 마음에 드는 시간대로 가던, 원래의 내 시간대로 돌아가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인물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끌리는데로, 내가 좋아하는대로 흘러가도록 둔다.

 

그리곤 말한다. 마법같은 시간여행은 우리가 좋아하는 곳에 있을 때 이뤄진다고.

나아가 그곳이 바로 '현재' 라고 말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기에 더욱 빛나는 아드리아나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일까?

 

어쩌면 시공간 자체의 특별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행복했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내가 좋아했던 장소, 괴로웠던 곳..

그 시간이, 그 공간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 일어났기에 그곳을, 또는 그때를 특별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뿐이다.

 

혹시 싫어도, 다시 돌아가면 된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자.

죽기야 하겠나. 싫어지면 돌아오면 된다.

큰 일이 아니라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가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좀 젖어도 된다.

그것이야말로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마법같은 시간여행일 것이다.

비가 오는 아름다운 자정의 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