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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ZERO리뷰] 내가사서 내가먹는다/편의점 평론가

[컵라면] 신규출시 크림진짬뽕, 진지함과 장난스러움의 부조화

'크림'이 돋보이는 겉표지

 컵라면 시장을 휩쓸었던 크림.

치킨 게임처럼 더 매운 라면을 출시해대던 기류를 

어느정도 순하게 식혀준 좋은 시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 기류에 편승하긴 조금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다.

매콤한 불맛과 꽤 잘 구현해낸 해물맛으로 짬뽕계를 섭렵했던 진짬뽕이 

크림진짬뽕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크림진짬뽕을 먹어보았다.

 

분말스프, 액체스프, 유성스프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된 스프는 이렇다.

 

조리순서는

 

1) 면 익히기

2) 물 버리기

3) 스프 3종류 한꺼번에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스프 순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제법 간편하다.

 

새로운 라면을 먹을땐 정확하게 맞춰 먹어본다

첫 번째, 분말스프다.

가장 걱정했던 건데, 생각보다 모양새는 괜찮다.

여타 '크림~',' 치즈~'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와 다를 것 없다.

치즈향이 조금 세다. 진한 치즈 향이 나기 때문에 해물 맛과 어울리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이어서 액체스프와 유성스프 투하.

 

이후 잘 비빈다.

 

완성.

 

딱 볶음진짬뽕에 파마산 치즈 뿌린 맛이라고 할까.

별로 맵지는 않다. 원래 진짬뽕의 반절 정도의 매운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정도의 해물 향은 나지만, 그 이상은 크림분말의 맛과 향에 묻혀버린다.

생 분말에서는 치즈 향이 많이 났지만, 먹을 때는 잘 어우러지는 편이다.

하지만 '맛'이 잘 어울린다고는 못하겠다.

오히려 처음엔 가벼운 해물 맛, 나중에는 무겁게 크림 맛이 난다. 맛이 따로따로 논다.

좀 불편한 크림 맛. 

원래 진짬뽕이 크림/치즈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맵지 않을 뿐더러,

여기 들어가는 치즈 또한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결론은 굳이 사먹지 않을 맛이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간추릴 수 있는데,

 

첫 번째, 우선 매운 + 치즈 조합을 원한다면 대체재가 너무 많다.

GS의 홍석천라면, 혹은 까르보불닭만 해도 맛에서 압승이다.

좀 더 나가면 리얼치즈와 같은 치즈형 라면을 넣어 먹으면 훨씬 풍미있게 컵라면을 즐긴다.

더 맛있게 맵고 고소한 크림형 조합이 너무 많다.

 

 

두 번째, 오리지널 진짬뽕의 강점이 확 죽는다.

원래 진짬뽕 (+볶음진짬뽕) 의 경쟁력이라 하면,

유성스프 + 고형분 액체스프의 ① 불맛 ② 해물맛 이 두 가지의 적절한 조화이지만

크림진짬뽕에서는 ① 불맛은 나지 않을 뿐더러 ② 해물맛은 크림맛에 상쇄되고, 오히려 부조화스럽다.

 

명성에 비해 실망했다


 

차라리 기존 진짬뽕의 네이밍을 빼고, 새로운 형태의 크림라면을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진짬뽕의 인기에 타기엔 경쟁력이 밀리고, 크림의 인기에 타기엔 맛이 떨어진다. 

오히려 '매운 크림 컵라면' 이라는 키워드 대신에

크림 봉골레 파스타 같은 실제 요리에서 벤치마킹해 컵라면을 만들었다면

지금같이 이도저도 아닌 맛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