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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쓰의 영화 리뷰/되도록 안봤으면 좋겠는 영화

<포커스> 안타깝게 포커스를 봐버린 관람객들을 위한 위로문 (스포有)

포커스(Focus), 2015

 

▒ 영화 <포커스>를 보았다

 

 

윌 스미스, 마고로비 주연의 영화 포커스.

뻔뻔함의 극에 달한 거물급 배우들과

절반만 가도 성공한다는 무려 사기 범죄 오락영화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냥 시원하게 시간이나 때우자고 보았다.

그게 그렇게 힘든 시간이 될 줄은 몰랐다.

 

영화 <포커스> 는 망작에 가깝다.

특히 오션스 시리즈, 도둑들 등등의 범죄 영화를 기대한 많은 분들,

그리고 기대하고 이 영화를 봐버린 많은 분들께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심심한 위로와 함께

왜 이 작품이 망작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 망작의 삼위일체

 

 

1. 스토리

 

영화 '포커스'는 거진 스토리를 3명정도가 나눠쓴거마냥 이음새가 없다.

말 그대로 개연성이 없다. 이게 앞뒤가 안맞아서 조금 삐걱대는 정도가 아니다.

그냥 다른 스토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연결이 안된다.

 

감독은 뻔뻔하게도 대충 스토리를 슥슥 써도

뻔뻔한 배우들이 알아서 어물쩍 연기로 때우리라 생각했나보다.

가족사, 애정, 사기수법 등 모두가 헛웃음이 나온다.

차라리 B급감성으로 밀었으면 재미라도 있었겠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포커스>는 러닝타임 내내 어떻게든 자신이 A급영화임을 우긴다.

 

영화 내내 이게 도통 무슨 맥락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가히 테넷 1회차와 견줄 정도다.

나는 분명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리에서 봤는데,

영화를 다 보면 한 3일에 걸쳐 본 느낌이 든다.

 

'제 남자친구인척 해주세요'. 할말을 잃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첫 만남

 

기가 막히는 가족상봉.
화룡점정

 


2. 애정

 

내내 뜬금없이 불이 붙고 관객은 이해할 수 없다

 

쿨한 척, 애틋한 척 형성된 맥락없는 연애라인이 영화를 난잡하게 만든다.

헤어졌다 만났다하는 그들의 애정관계는 가벼움과 진지함 그 어딘가에서 헤메느라 바쁘다.

차라리 나쁜남자, 나쁜여자쪽으로 쿨하게 가던가

애틋하고 진지하게 끝까지 밀고 나가던가

그 무엇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초등학교 학예회 연극마냥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그만큼 감정표현이 심각하다. 

그나마 윌 스미스는 1인분은 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마고 로비다.

사실 그녀가 연기를 못 한건 아니다. 이건 마고 로비가 연기를 못했다기보다

그냥 플롯을 어거지로 밀어넣은 제작진 잘못이다.

 

윌 스미스는 이런 마고의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 내내 사심 채우기 바쁘다.

 

윌스미스에게 버림받았다
쿨한척 한번 하고
삐짐

 


3. 악당

 

등장만 화려했다

최종악당이 나사가 빠져버렸다.

엄청난 부자, 구렁이같은 치밀하고 무서운 인물로 카리스마있게 등장했지만

결국 영화를 B급 구렁탱이로 밀어넣은 주요인물이 되어버렸다.

인생을 갈아넣은 기술을 윌 스미스가 훔쳐갔는데도

그는 그가 다쳤을까봐 더 걱정하는 상냥함을 보인다.

그리고 돈과 주인공들을 놓고 쿨하게 떠난다.

 

일부러 맞아주기도 하는 적극적인 남자

 

이렇게 스윗한 악당들만 있다면 

영화계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한심한 생각은

아무래도 이 캐릭터의 돌아버린 퇴장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일 것이다.

 

 

협박하다가도 걱정해주는 스윗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라면

 

 

1. 악당의 연기

 

리유안으로 출연한 B.D 웡
<쥬라기공원> 에도 등장했다

 

영화에서 가장 연기를 잘 한 배우.

풋볼경기장에서의 도박상대로 등장했다.

조금만 더 갈고닦으면, 좋은 영화의 악역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만큼 이미지와 표정, 뿜어내는 분위기가 대단했다.

오히려 주연인 윌 스미스와 마고 로비를 압도할 정도.

찾아보니 별로 많은 작품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충분히 인상깊었던 캐릭터라 여기에 남긴다.

 

 

2. 마고로비의 존재

 

이쯤되면 영화를 보라고 만들었다기보다 여주인공을 보라고 만든 영화일 것

 

 이 부분이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지 않을까?

할리퀸 열풍의 주역, 마고 로비의 몽환적이고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은

비단 그녀의 미모 때문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영화에서 부여받은 캐릭터와, 다소 1차원적인 감정처리는 아쉽긴 했지만

충분히 이 배우의 가치에 대해서는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 마치며

 

늘 반전은 재밌다.

특히 나는 영화를 볼때 그다지 추리를 하려 하지 않는다.

미리 반전을 예상하는 것보다

뻔한 반전일지라도 영화가 주는 흐름 그대로 따라가다 반전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꾹 참고 꾸역꾸역 영화 <포커스>를 따라가니

똥이 나왔다.

 

이런 반전은

애인에게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이 아니라,

애인이 1분에 한번씩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